영화제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에 대한 설렘 반, 약 10일을 혼자 도쿄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 두려움 반으로 출발했던 날. 평일 신칸센 역은 출장 가는 듯한 검은 양복 사람들이 많았다. 출장 전 끼니를 때우는 회사원들 사이에 나도 궁금했던 서서 먹는 키시멘 가게 가서 배 채우고 도쿄로 출발했다.
약 10일 간에 짐이다보니 케리어가 무거워서 짐칸에 도전히 올릴 수 없었다... 다행히 옆 좌석에 사람이 없었어서 발 먼치에 두고 출발했다. 그 후 기억 없음 ... ^^ 꿀잠 잤다.
약 10일을 보내게 될 인생 첫 캡슐 호텔! 창문이 없다 보니까 답답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도착하고 보니 보였던 '럭셔리' 캡슐호텔이라서 그랬을지도 ~ 😂
어쩐지 캡슐호텔치고는 비쌌다...
짐 내려놓고 바로 달려갔던 숙소 근처 카페.
체크인도 하고 짐까지 정리하고 난 후 멍 - 때리고 있기 좋았던 카페.
멍 때리다 본 카페 옆 건물 디자인이 신기하고 이뻐서 찍어봤다.
영화제 빼고는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도쿄국제영화제 장소까지 갔다오기도 하고
산책 다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 아부라 소바 가게를 발견해서 처음 먹어봤다.
양파가 무한리필이라니 후추랑 양파랑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
나는 이제 마제소바 보다 아부라 소바가 더 좋닷 !!!!!!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활동
첫날부터 고레에다 감독님 토크 이벤트가 있었다... 흑 이건 운명이야
그리고 토크 이벤트 전에 기자분들이랑 인터뷰가 있으셔서
이벤트 장소에 일찍 오셨기 때문에 이날은 오래 고레에다 감독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ㅜㅜ
그렇게 첫날 이벤트 후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다른 날 고레에다 감독님이 다시 한번 일 때문에 오셨었다 ㅜㅜ
어렵게 얻은 사진 기회...
대화해보고 싶었는데 타이밍 실패로 대화를 못 했다 그래도 옆에서 사진 찍었다 우헤헤
인생에서 절대 못 잊을 기억이다
🤤
어느 정도 자원봉사 업무에 익숙해졌을 때
일찍 일어나 숙소 근처 다른 카페에서 아침 먹고 일하러 갔다.
수제 브라우니였던 것 같은데 진짜 맛있었다.
이날은 비가 와서 따뜻한 라떼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히히
고레에다 감독님이 우리 부서 봉사자들에게 주고 가신 선물...
(고레에다 감독님 덕분에 3번째로 행복했ㄷ r..)
도쿄에서만 살 수 있다고 했던 일본식 전통 과자였다.
또 이날은 일찍 와서 수 많은 감독님들의 사인하고 간 이 벽을 사람 없을 때 호다닥 찍었다.
근데 이게 마지막 사진일 줄은 ,,
다른 행사 때문에 금새 철거가 됐다 ..
열심히 일하고 드디어 주어진 쉬는 날.
도쿄는 역시 나고야보다 건물들도 다 높고 사람이랑 차도 많고...
나고야에 익숙해졌는지 이게 참 신기했다.
이날은 꼭 가고 싶었던 LP 카페를 찾아갔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 하는 골목길에 카페가 덩그러니 있다.
그리고 예상보다 엄청나게 작아서 놀랐다.
여유롭게 책 읽으려고 간거였는데 커피 마신지 몇 분도 안되서 가게 밖으로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설만큼 사람들이 엄청 몰렸다.
근데 사장님과 나만 동양인이라서 너무 신기했다.
다들 이 가게를 어떻게 알았지?!
카페에 예상보다 짧게 있게 돼서 신주쿠 공원까지 천천히 걸었다.
본격적인 피크닉을 시작하기 전 배 채우러 찾아갔던 곳.
생각보다 샌드위치가 시간이 걸렸는데
그 기다림을 다 잊게 해주던 맛.
왠지 이 샌드위치 먹으니까 엄마가 생각났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대했던 신주쿠 공원.
공원 곳곳에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이 있으셨다.
맞아. 나 이런 여유로움이 너무 그리웠어~
혼자 여행의 장점: 느긋하게 책 읽고 싶으면 읽고 일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음.
혼자 여행의 단점: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음...
이 전까지 흐린 날씨였는데 점차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햇살도 바람도 피크닉 하기 엄청 적당해서 너무 좋았다.
다음에 신주쿠 공원가면 무조건 바지를 입을 것이다 ~
엄청나게 벌러덩 눕고 싶었는데 좀 불편했다 아숩 ~
지금 가면 단풍으로 더 이쁠 것 같다. 이때는 초록초록 했던 공원 🌳
금연 재즈 카페를 엄청나게 찾아다닌 결과 발견한
신주쿠 공원 근처 재즈 카페.
배불렀는데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프랑스 어쩌고 수프를.. 시켜버렸다 ~
따뜻하니 몸도 또똣하게 녹여주고 맛도 있더라 ~
여기서 밀린 일기도 쓰고 다시 책도 읽고 느긋하게 쉬었다.
저녁에는 긴자로 이동해서 긴자에서 유명한 문구 브랜드도 구경하고
지하는 25년 캘린더만 팔고 있는 공간이었다.
아이디어가 기발한 디자인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아니 근데 벌써 내년이 25년 말도 안돼 ~
근처 옷 가게들도 구경하고 서점 구경도 해보고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혼자 이자카야 가보기'를 도쿄에서 이뤘다.
숙소 근처 산책하다가 들어간 곳이였는데 알바하시는 분이 한국에서 유학하셨던 분이라 한국어가 유창하셨다. 그리고 어디서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는데(?) 옆에 나처럼 혼자 온 외국인이 있길래 말을 걸어봤다.
이야기 하다보니 같은 숙소였고 세계 곳곳을 여행 중인 친구였다. 일본에 있는 동안 메이드 카페도 가고 하코네 온천도 간다고 했다. 내가 엄청 부러워하자 친구도 혼자 여행 중이니까 시간 맞으면 같이 가자고 했다. 근데 나는 이 후로 계속 영화제 활동이 있어서 아쉽게 인스타만 교환하고 같이 숙소로 돌아갔다 ㅋㅋㅋ ㅠ 그 후 시간이 안맞아서 못 만났지만 참 재미있는 경험이였다.
독일에서 온 친구였는데 대학교에서 2년 정도 배운 독일어가 생각이 안나는게 참 아쉬웠다. ^_ ㅠ
그래서 영어로 소통하긴 했는데..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날 😭
그 다음 날은 직장인들에게 인기 짱이라는 카페를 찾아갔다.
그래서 이 카페는 주말에 영업을 안한다.
약간 쌀쌀해서 오트 라떼를 마셨는데
내가 마신 것 중에 제일 맛있던 오트라떼 ..
비싸지만 용서했다...
이 날은 이벤트가 적어서 활동이 엄청 여유로웠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야외 상영도 보러 갔다.
아! 그리고 숙소 근처 베이글 맛집 발견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두 번이나 갔다...
하드 베이글로 유명한 곳이였는데 여기도 비쌌지만 그만큼 알차고 너무 맛있었다... ㅠㅠ
왜 맛있는건 다 비싼거야 ~
영화관 근처에서 일하지만 영화는 못 봐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부서 활동 끝나고 다 같이 무대인사 도와주러 갔었다.
여기 출연한 남자 배우님이 엄청 귀여우셨다.
자원봉사자들한테도 고생 많으시다고 말도 걸어주고 😊
그리고 이날 무대 인사 작품이 일본에서만 활동하시는 한국 감독님 작품이었다.
괜히 기쁘고 기분 좋았던 날!
그리고 무대 인사 잘 구경하고 나오던 길에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아저씨 봤다 ㅜㅜ
뭔가 촬영 중이였는지 스태프가 비켜달라고 하길래
뭐하나 하고 봤더니 고로 아저씨가 있었다.
부산 영화제 때 못 봐서 아쉬웠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킄
주말에는 영화 고릴라 행사가 있었다.
일본에서 고릴라의 영화의 인기를 체감했던 날 ..
인형탈 고릴라랑 하이파이브 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남녀노소 모두가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제보다 이 행사 하나에 사람이 더 많이 모였던 것 같다. 허허
그리고 이번 도쿄 영화제는 한국에서 온 감독님이 한 분밖에 안 계셨다... ㅠㅠ
물론 내 일본어랑 한국어가 쓰일 일이 생각보다 없어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초청 한국 작품이 한 개라서 괜히 속상했다. 근데 내가 일하고 있던 라운지에 한국 감독님이 미팅 때문에 오셨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한국말로 냉큼 인사했다.
그게 계기가 되서 처음으로 통역도 해봤다.
물론 내가 한 건 무대 인사 전, 후 일정 체크 같은 일정 브리핑 같은 간단한 통역이였지만
정말 유익하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 책도 선물 받고 그 이후로 사인회, 영화 관계자 비지니스 모임도 따라가게 됐다.
비지니스 모임에서 전문적인 단어가 나오면 하나도 못 알아 들을텐데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10년 이상 일본에 거주중이 한국인 언니가 한분 더 계셔서
그 후로는 사실 나는 간단한 일상 대화 통역만 옆에서 살짝 살짝 했다.
처음에는 엄청 떨렸지만....
영화 관계자분들과 대화도 나눠보고 밥과 엄청 비싸다는 와인(?)과 과자도 얻어 먹었던 날. 크크
배우로, PD로, 감독으로 영화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이다니 너무 신기한 경험이였다.
+ 뉴스레터를 쓰고 있는 중에 감독님이 그때 찍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제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위의 통역 계기로 친해진 한국인 언니랑 같이 엄청 맛있는 피자도 먹고
오모테산도 구경했는데 이쁜게 너무 많아서 진짜 파산 할 뻔 했다..
마지막 쉬는 날은 몬자야키 먹어본 적 없다고 하니까 같은 부서 일본인 친구들이 맛집도 찾아주고 같이 먹으러 가줬다.. 따흑